백돼지님의 이글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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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 검술과 오인하기 딱 좋은 것들

이쯤에서 서양 검술에 대한 잘못된 인식이 깃드는 것을 막기 위해, 이쯤에서 SCA나 그 유사한 것들에 대해서 다시 한번 강조해서 얘기해볼 필요가 있겠군여. 여기서 얘기하는 상당수는 이 블러그에서 예전에 햇던 야그들임미다만 재탕재탕

그리고 미리 말씀드리지만 제가 SCA나 라이브 스틸, LARP 가튼거 싫어하는건 절대 아니구, 그거 하는 분들 좋아하는 분들 공격하려는 의도도 아닙니다. 사실 라이브 스틸 가튼건 기회만 되믄 함 해보구 싶슴미다 SCA 대형 전투 같은 것도 입에서 단내가 날때까지 뛰댕기믄서 해보고 싶구여...
단지 여기서는 HEMA 입장에서 구분선을 확실하게 긋기 위해서, 피아식별을 위해서 일부러 좀 강한 어조를 쓰는 것이니 양해 바람미다


일단 중요한 용어의 정의부터 합시다.

HEMA, Historical European Martial Arts - 서양의 전통 무술. 여기서 전통은 계승된 전통이라는 뜻이 아니라 옛날 형태라는 소립니다. 서양 검술, 중세 검술... 뭐 대충 그런 식으로 부를수 있겠져. RMA, Renaissance Martial Arts라고 하기도 하는데 현재 수련되는 검술들이 주로 중세 말~르네상스 시기가 배경이라서 그렇습니다. WMA, Western Martial Arts라고 하면 HEMA 보다 좀 더 폭이 넓은 서양에서 발원한 옛날과 현재를 모두 싸잡는 무술 전체를 말하는 것이고요.
HEMA는 전적으로 과거의 사료를 근거로 해서, 그 형태와 실체를 제대로 복원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습니다. 역사쪽에서 사료에 기반하지 않은 편견이 흔하듯이, 서양 검술에도 편견은 존나 흔합니다. 영화나 연극에서 본 요상한 칼질을 진짜 검술로 생각하고 있고, 중세 갑옷이 뭐 100kg이 넘어서 기중기로 말에 태웠네, 칼은 20kg이 넘었네, 중세 기사의 검술은 기술이 없고 힘에 의존하네, 레이피어는 갑옷의 틈새를 찌르는 검이네... 그딴 개잡소리가 요란합니다. 얼마나 기가 찼으면 현재 HEMA 계의 목표 중 하나가 저런 잘못된 인식과 편견을 타파하는 것이겠습니까.
올바른 수련법, 올바른 방향성, 올바른 도구, 올바른 고증을 통해 올바른 검술을 찾아나가는 도중입니다. 그 앞길을 가로막는 것들에 대해서는 아래를 계속 읽으시길

Historical reenactment - 우리가 말하는 리인액트는, 역사적인 배경이나 사건을 기초로 하여 재현하고 즐기는 취미입니다.
머 이대영씨가 이거의 굉장한 팬이라서 상국과 유로파의 고상한 화이트칼라 취미생활이라고 소개하면서 취미가-플래툰 지면을 통해 상찬한 바가 있었져? 머... 돈 깨지는 취미에 하이엔드긴 하지만 그렇다고 엄청 상찬할만한 대단한 것은 아닙니다. 걍 AV덕후 고급차 덕후 같은 돈 좀 깨지는 취미인 거고... 그래도 저같은 밀덕후로써는 침을 질질 흘릴만한 물건들이 눈앞에 걸어다니믄 입돌아갈꺼 같긴 하네여.
리인액터를 규정하는데 있어서 중요한 것은 '역사적'이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즉 '고증!' 고증없는 리인액트는 그냥 역할연극 놀이에 지나지 않슴. 중세 리인액트도 좀 있지만 이쪽은 어째 르네상스 페어랑 구분이 흐린 편이고, 로마, 바이킹 등 인기있는 시대는 세력이 제법 됩니다. 근데 밀리계에서는 대개 나폴레오닉 에라 이후의 밀리터리 계열 리인액트가 주종.
리인액터들도 계층이 좀 구분되는데, 인기있는 시대를 느슨하게 하면서 즐기는 메인스트림 계열이 많은 편이지만 역사적인 고증을 어기는 사람, 예를 들면 속옷 하나, 행동거지 하나하나까지 주제에 못맞추면 farbs라고 부르면서 짜증날 정도로 강제하고 경멸하는 하드코어한 그룹도 제법 있다는거. 하드코어 그룹에서는 중세 리인액트에서 폴리에스테르 합성섬유로 만든 중세풍 옷 입으면 존나 씹어댑니다. 씨발 WWII 리인액트에 취재하러 온 사람도 2차대전 취재기자 복장이랑 사진기 안맞추면 안끼워주는건 멍미? ㅡ,.ㅡ;; 자기네 그룹 내에서는 그런게 미덕이겠지만 외부랑 같이 안놀자는 소리져
머 다 그런 하드코어는 아니고 어느정도는 마일드하게 용납해가면서 취미생활 삼는 경우가 보통이긴 함미다. 가끔 Living History라고 해서 걍 자기들끼리 즐기면서 노는거에 중점을 두는게 아니라 시대상을 재현해보이고 교육하는 것, 역사적인 LARP에 중점을 두는 경우도 있슴미다

LARP, Live Action Role Play - 롤플레이는 역할연기라는 뜻인데, 흔히 잘 아는 RPG 겜은 게임 속의 인물이 된 것처럼 역할을 맡아서 진행하는 겜이 되겟슴. 컴퓨터 RPG 겜은 캐릭터의 시점이나 관점에서 이야기를 진행하고 인물을 키워나가는 것이져.
LARP는 RPG의 사생아 내지는 친척 쯤 됨미다. 원래 롤플레이는 그냥 상상으로 즐기고 "내 캐릭터 워싱턴의 존 경은 장검을 들고 드래곤을 향해 용감하게 돌격하겠어." 라고 말로 선언해서(또는 게임이라면 커맨드를 입력하던가 머 조작해서...) 다른 사람이 상상하도록 하는 식임미다만, LARP는 저기다가 옷도 갖춰입고 실제로 자신이 연기를 한다는 점을 넣었슴미다.
LARP와 리인액트를 구별짓는 것은, 리인액트는 역사적이지만 LARP는 판타지, 걍 허구라는 점. LARP가 대개 어린애들이 많이 해서 질도 수준도 낮다는거.

Renaissance Fair - 르네상스 페어는 주로 미국에서 많이 하는 구시대 코스프레 재현취미 정도 됨미다. 대충 엘리자베스 1세 시대라든가 헨리 8세 시대라든가, 아니믄 바이킹 시대라든가 해적시대라던가 그런 시대설정을 해놓는 편이지만 그딴거 모르고 걍 판타지 르네 페어도 있어여. 역사적인 사건이나 이벤트를 중심으로 하는게 아니라 대충 시대를 맞추고 그 시대상에서 즐길만한 것들을 찾아서 노는 것에 가깝다는 점. 연극적인 면도 약간 섞여있고, 해당 시대의 문화를 재현해보는 것 (음악에서부터 대장장이 일까지)도 있고, 음식 만들어서 나눠먹고 하는 축제적인 면모가 있다는 것이 리인액트와 좀 구별되는 부분임미다. 자발적/상업적 축제 비슷하게 하는게 많슴. 밀리터리 계열과는 달리, 의상이나 축제나 댄스나 중세식 뭐 제조기술이라거나 요리나... 그런 부분에서 여성 참여가 좀 많은 편.

Costume Play - 코스프레. 주로 일본 덕후들이 개발한 취미. 캐릭터 옷 만들어서 입고 캐릭터가 된 것처럼 노는 거. 옷이나 캐릭터 재현도나 사진촬영 그런데에 중점을 둘 뿐 다른거에는 신경쓰지 않음.


자~ 여기에 SCA가 납십니다.

SCASociety for Creative Anachronism의 약자로, 일딴 리빙 히스토리나 르네페어에다가 리크리에이션을 섞은 겁니다. 1966년 경에 처음 시작했고 이 시작에는 판타지/SF 작가들, Marion Zimmer Bradley와 Diana L. Paxson이 중심 인물이져. 아발론의 안개 시리즈 쓴 작가들임...
중세에서 르네상스 시대 정도를 재현해서 즐기는걸 목적으로 하구여, 이 안에 르네상스 페어처럼 각종 생활상 재현도 들어가고, 중세 기사처럼 차려입고 서로 경이니 데임이니 칭하면서 LARP도 하고, 기사나 검객처럼 칼싸움 놀이도 좀 해보고, 가끔 토너먼트 열어서 어떤 왕을 모시는(지지하는) 기사가 토너먼트 1등 먹으면 그 왕은 그해의 왕국을 지배하는 왕이 되고... 머 그정도임미다.
그러니까 리인액트처럼 빡시게 하진 않고, LARP처럼 라이브액션 롤플레이 놀이도 섞고, 르네상스 페어처럼 축제나 생활상 면모도 좀 섞어서 두루두루 섞어찌개를 만들어논 것이져. 당연 상당히 인기가 있어서, 현재 이런쪽 계열에서는 가장 커다란 단체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가장 문제가 되기도 하지요.

첫째. SCA에서 재현하는 것에는 고증을 빡시게 따지지 않습니다. 고증보단 SCA 내부적인 규정이 더 중요함. 생활상 재현놀이나 축제 면모에서는 르네상스 페어 쪽과 교집합이 크다보니 크게 문제가 안되지만, 훨씬 고증적 기준이 낮아서 비슷해보이는건 대충 다 OK 해여. 그래서 개중에는 제법 수준높은 재현도를 보여주는 사람도 있는 반면에 자기들끼리 대충 배우면서 엉터리로 하는 사람도 있슴.
SCA 재현도의 문제(?)는 내부적으로도 심각하다고 말이 나오곤 합니다. 사용하는 복장이나 장비는 절대 리인액트 수준에 미치지 못하며, 그 형태 역시 SCA 배틀에 적합하게 개조된 것이 보통이고, 제일 심각한 문제는 로마 군단병/바이킹/중세 맨앳암즈/머스켓티어/일본 카부토 갑옷 입은 사림이 함께 어슬렁거리는 거에여 ㅡ.,ㅡ;; 그래서 예전부터 SCA 내부에서도 장르 갈라서 분가시키고 따로 놀자라는 말이 있는데, SCA가 커진 원동력이 아무나 다 받아주는 거다보니 어렵지 싶네여
그리고 SCA는 검투나 토너먼트 같은 중세삘 나는 대형 이벤트를 많이 엽니다. 그런데 이 토너먼트의 형태와 각종 규정 역시 "역사 속의 그것과는 눈꼽만치도 관련이 없다"는 점을 인지해야 합니다. 토너먼트를 해도 실제 역사 속의 토너먼트를 재현하려고 노력하는게 아니라 SCA 규정대로 만들어놓은 가상의 토너먼트를 하거든여. 이걸 보고 이게 진짜 역사풍이라고 믿고 SCA를 "리인액트먼트"라고 칭하며 현혹되는 사람도 있을 지경이니... (실제로 목격한 바 있슴)
물론 리인액트라는 단어는 좀 느슨하게 쓰는 경향이 있긴 합니다만 둘의 차이는 확실히 알고 말해야 할 것입니다.

둘째. SCA에서는 중세/르네상스풍 전투를 많이 하는데, 저 전투라는 것이 실제 역사 속의 전투적 기록을 재현하는 리인액트도 아니고, 그렇다고 역사 속 검술을 재현하는 본격적인 마셜 아츠도 아닌... 걍 두툼한 철갑 차려입고 검술이고 기술이고 내싸 모른데이 걍 뚜까패라! 목봉(금속제 진검 대신해서 목봉에 패드감은거) 들고 서로 후려갈기는 겁니다.
이 SCA 전투는, 뭐 그냥 철갑 레포츠 정도로만 생각하면 납득할 수는 있습니다. 안전문제 때문에 그정도 변형은 있을 수 있지요.

거기까진 좋습니다. 머 그렇게 놀 수도 있져. 하지만 진짜 문제는...

자체 규정 때문에 SCA 배틀에서는 진짜 검술의 기술도 쓰지 않고, 그래플링 디스암도 없는데다가, 갑옷을 입었으면 갑옷에 맞추는 하프소딩이나 그런 검술을 써야하는데 무조건 몽둥이찜질만 가하게 돼있습니다. 중세 검술은 갑옷 때문에 크게 기술이 변화한 면이 있는데, SCA에서 갑옷은 그냥 덜다치려는 보호구로만 생각하고 있는 것이죠.
그런데!
가끔 SCA 참가자 일부는 자신이 진짜 검술을 한다고 생각하고 HEMA 계열에다 자기네 -망상- 검술을 좆중해달라 타당성을 주장하는 것임미다!
SCA 전투에서는 상대방의 칼을 막으려고 방패를 많이 쓰는데 (사실 SCA 수준으로 풀 하네스 갖춰입으면, 실제 역사 속 검술에서는 방패 쓸 이유가 거의 없슴...), 그렇다보니 방패를 피해서 때리기 위해서 칼을 요상하게 꼴아 휘어치는 wrap strike라는 기법을 쓰거든여
http://www.youtube.com/watch?v=jQGTyolEuBA
이 영상을 참조
근데 이건 실제 역사적인 검술의 기술이 아니라 SCA 게임규정에 따른 편법에 가까운 겁니다. 이런 원리 자체는 검술 매뉴스크립트에도 비슷한게 아예 없는건 아닌데, SCA는 기본적인 발상의 시작부터가 틀려먹은 거져. 랩샷으로 방패 뒤로 머리후려치거나 방패 아래로 다리 감아치거나, 게임의 법칙이 먼저 만들어지고 그 법칙에 따라서 생겨난 편법.
게다가 전투의 시작 단계에서 접근하는 과정까지의 정교한 기술들은 모두 생략하고 방패 뒤에 숨어서 굼실굼실 다가가는 것이 예사요, 다리 맞으면 하반신 못쓴다고 규정하고 자리에 주저앉는건 또 멍미? 팔 맞으면 팔 짤린 것처럼 한쪽 팔은 등 뒤로 돌려서 안쓰는 것도 있고 말이져. 이건 마셜 아츠도 아니고, 마셜 스포츠도 아닙니다. 그저 자기네들끼리 만든 게임이에여
게임을 게임대로 즐기면서 노는건 좋습니다. 저도 철갑스포츠 좋아함. RPG랑 보드겜도 하구여. LARP는 머 체질상 안맞슴미다만... 문제는, 정말 문제는, HEMA의 세계에서는 역사적인 검술의 명명백백한 재현과 실제 검투에서의 효용성을 입증하느라 머리가 빠질 지경인데, SCA 하는 사람중 일부가 와서는 "우리 랩샷도 보세여 타타미 짜를수도 있거든여? 인정해주시져?"

씨발 이건 머 에어소프트건으로 유리창 깬다고 진짜 총으로 봐달라는 것도 아니고

SCA 하시는분 욕하려는건 아니에여. 여기서 씨발은 감탄사...
SCA를 걍 취미로 즐기는 것까진 좋은데, 이걸 리인액트의 범주에 넣거나, 마셜 아츠에 슬그머니 낑기려는 사람들이 '약간' 있어서 좀 문제인 거져. 그건 어디까지나 철갑 스포츠일 뿐임

세번째, 자기들끼리 킹덤(지역구)이나 칭호 만들어서 놀기
SCA는 웨스트 킹덤, 이스트 킹덤, 미들 킹덤, 메디리스 킹덤, 아틀란타 킹덤... 같은 SCA 조직의 범위를 만들어놓고, 그 안에서 가상의 페르소나(캐릭터)를 만들어서 페르소나인 것처럼 행동을 합니다. 덩치만 큰 LARP져.
이런 LARP 놀이... 그거 자체로 취미라고 보면 뭐 누가 따지겠습니까. 거기까지만 해서 즐기는건 상관없슴. 그런데 LARP 놀이 광대놀이 하면서 리인액트/HEMA를 줏어섬겨서 위상을 드높이려 하는 사람을 보면 솔까말 배알이 좀 꼴리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HEMA/RMA가 그리 대단한 건 아닙니다. 걍 옛날 검술 하나 재현해보려고 땀좀 빼는 거에요. SCA 따위가 감히 흙발을 들이밀어서는 안될 고고한 성지 같은 것도 아니죠. 누구나 진지한 마음으로 접해볼 수 있는 열린 분야이며 진지하게 해보겠다는 분들은 대환영임
하지만 HEMA가 여태까지 LARP나 스테이지 컴뱃, SCA 등등이 잘못 만들어놓은 서양 검술에 대한 인식을 바꿔놓으려고 얼마나 그걸로 고생을 해왔는데, 지금와서 낼름 그 이미지를 집어삼키려 한다는 것은... ㅡ,.ㅡ;;

좀 구분은 해줘야 되지 않나 싶습니다.


그런데 HEMA, Historical European Martial Arts에서 보기에 내나 마찬가지인/그보다 더 못난/눈꼽만치 나은 한심한 유사 부류는 아주 흔합니다.

Live Steel Combat. SCA에서 전투 부분만 떼놓은 거랑 비슷한데, 좀 더 리얼한 걸 좋아하는 리인액트 그룹에서 라이브 스틸을 많이 하져. 이쪽과 SCA의 차이점은, 칼을 패드감은 목봉 쓰는게 아니라 날만 죽인 블런트 스틸 검, 강철검으로 한다는 것이져.
강철칼들고 싸움한다니까 좀 리얼해보이나효? 하지만 라이브 스틸도 문제가 있긴 마찬가지... 갑옷으로 온몸을 덕지덕지 감고 싸우는데, 갑옷을 상대하는 마땅한 기술의 부재는 물론이요 안전상의 규정 때문에 머리 공격은 금지를 시켜놔서 상대가 지칠때까지 죽어라고 휘두르다가 먼저 지친놈, 근성없는 놈이 쫄아서 쓰러지면 지는 겁니다.
http://www.youtube.com/watch?v=LGv7_6TjuCY
간합도 없지, edge on edge 패리라는 말도 안되는 방식에, 손에 든게 몽딩인지 칼인지 구분도 못하고... HEMA/WMA 하는 사람들이 타파하고자 하는 '서양 검술은 무식하게 힘으로 휘두르고 단련도 기술도 없다'라는 편견을 온몸으로 보여주는 말도 안되는 저 방식을 보시져
이보다 좀 나은 스타일을 보여주는 사람도, 진짜 서양 검술을 추구하는 경우는 아닌게 거의 대부분입니다. 애초에 이쪽은 SCA보다 더 격렬하게 진짜 쇠맛을 보려는 쪽일 뿐이지 harnischfechten 중세 갑주 전투술을 재현하려는 쪽은 아니니...
미국처럼 리인액트계와 HEMA 계가 그럭저럭 인구가 좀 돼서 구분이 좀 잘가는 동네가 아닌, 유럽이나 조그마한 그룹에서는 리인액트 비스무리하면서도 HEMA 비스무리하게 하는 사람들이 제법 있습니다. 그중에 좀 나은 모습을 보여주는 그룹도 간혹 있구여, 바이킹 리인액터 같은 경우에는 바이킹 검술 무기술 같은거 나름 연구도 좀 하고 그러는 단체가 있더군여. 하지만 이런 경우에도 무술로서 파는게 아니라 재현도를 높이려고 연구하는 경우가 보통이겠져

Stage Combat/Mock Combat. 연극이나 영화에 나오는 폼만 멋있는 검술 재현놀이. 일종의 검술 스턴트라고 보면 됩니다. 이게 바로 씨발 서양검술에 대한 인식을 베려놓는데 장대한 기여를 한 종목이죠
http://www.youtube.com/watch?v=oICIrDrzmf8
저걸 익스트림 스포츠, 내지는 영화에서의 연기라고 생각하면 뭐 봐줄만하긴 합니다만... 저게 진짜 검술이라고 믿으면 절대 안된다는 거. 요새 중세검술서의 해석본 같은게 많이 나오다보니, 실제 중세 검술의 기술과 형태를 빌려서 하는 단체가 좀 많아졌습니다. 그래서 중세검술 유사하게 보이긴 합니다만, 제일 중요한 부분, intent를 아예 무시할 뿐더러... 저 스테이지 컴뱃에서 하는 것들은 "멋있으니까 한다""실제로 전투에서 상대를 쳐죽일 수 있는 실용성 때문에 한다"가 아닌 겁니다. 그래서 패리도 엉망이고 상대를 때리는게 아니라 상대의 칼을 때리는 (그래야 챙챙 멋있는 소리가 나니까!) 짓을 하는 것이져.
익스트림으로 하면 좋습니다. 우리는 스테이지 컴뱃 하는 그룹임 하고 확실하게 말하면 좋아요. 근데 씨발 서양 검술을 가르친다라고 말하면서 스테이지 컴뱃을 하는 단체나 사람이 있어요! 일본에도 스테이지 컴뱃/SCA의 마수가 뻗쳐있더군여. 일본인들은 그런 klopfechter를 또 진정한 서양검술이라고 알고있고...
영화같은데서 싸우는 도중에 멋지게 몸을 빙글 돌리면서 발레를 하고 칼질하는 꼬라지를 보면 등돌렸을때 엉덩이를 걷어차주고 싶은 충동이 불끈불끈 솟아오릅니다. 영화 그 얼마나 파급력이 큽니까? 영화 같은데서 잘못 보여주는 잘못된 모습을 진짜로 여겨서는 결코 아니됩니다.

boffers. 미국에서 boffer는 스폰지 칼 말하는 겁니다. 그러니까 보호구 하나도 없이, 전력으로 휘둘러 맞아도 안다치는 스폰지로 만든 칼. boffer는 보통 LARP 하는 애들이 전투도 좀 해보자 라는 식으로 스폰지칼 갖고나와서 지들끼리 덩실덩실 춤추는 부류임. 우리나라/일본 무술계로 말하자면 휘초타나 스포츠 찬바라 같은 계열이져. 찬바라는 그래도 단체라도 있드마는... 아 사실 LARP한다는걸 인지하고 노는 것보다 휘초타/찬바라가 XX검술 운운하며 애들 현혹시키는게 더 질이 나쁜듯
http://www.youtube.com/watch?v=_dOIZhjHRrw
boffer하는 애들은 거의 대부분이 진짜 검술을 익히려는게 아니라 칼들고 휘두르는 멋있는 캐릭터라는 걸 원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때문에 단련할 생각은 거의 없는 걍 개판이에여. SCA는 그래도 무거운 갑옷 입고 체력단련한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boffer는 그만한 근성도 없는 얼라들


이것보다 진짜 유감스러운 부류는, 자신이 HEMA 한다고 생각하고 검술서 번역도 연구도 하지만... 수준이 못따라가주고 대충 하는 사람들인데, 사실 이건 머 저도 입이 열개라도 할 말이 없을 정도로 부끄럽고 몸둘 바를 모를 부분 ㅠㅠ
사실 저도 HEMA 한답시고 입만 살은 놈팽이긴 하네여 ㅡ,.ㅡ;; 얼렁 ARMA 가입해서 광명찾아야 하는데

씨발 HEMA가 뭐 그리 졸라 holyshit해서 으시대고 이빨을 갈아대느냐, 졸라 교조적이네... 하고 생각하시겠지만, 사실 잘못하면 지적을 해서 개선을 하고 고쳐나가는건 당연한 이치입니다
21세기 들어서 HEMA/WMA 하는 사람들은 많이 늘었습니다. 10년 전부터 좀 폭발적으로 인기가 늘어서 구미에는 어지간한 지역에는 클럽 하나쯤은 생겼져. 그런데 그중에 진짜 실력이 있다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은 극히 드물고, 네 머 실력은 좀 없을 수도 있져 문제는 합리적이고 과학적이며 실용적인 서양 검술을 진정 재현해낸다는 올바른 방향성을 잡고 있지 못한 채로 대충 하면서, 노력없이 HEMA 한다고 으시대고 자칭 '검술 마스터' 운운하는 경우... 자칭 master나 자칭 sir 같은 부류는 이가 갈립니다.

저는 한국에서 하도 길이 없다보니 유튜브에 동영상 올라온거 이런저런 어중이 떠중이 단체 다 ㅇㅋ 이것도 참고는 할 수 잇겟슴... 하고 보는 눈이 낮은(실력도 형편없는) 축입니다만, 왜 HEMA가 등장했습니까? 서양 검술에 대한 편견을 타파하자고 나온 것 아니겠습니까. 그런데 실력도 안되고 방향도 잘못잡은 주제에 HEMA/RMA라고 깝치는 그런 lazy HEMA들은, 편견을 타파하기는 커녕 목표를 갉아먹기 때문에 SCA나 LARP 부류보다 심각한 더 질적인 해악을 미칩니다.
자기들 수준에서 자만하고, WMA 커뮤니티 내에서 편가르기하고, 외부의 인식을 악화시키고, 그리하여 전체적인 발전을 저해하는... 이건 성실함과 정직함의 부재인 만큼 각성해야 합니다.


다른 분들은 걍 이런 차이를 인지하고 이렇게 구분된다는것만이라도 알아주셨으면 하는 바램이구여

사실 이런 이빨 까는 것보다는 제대로 된 서양 검술의 소스를 제시하고 스스로 판단케 하는 것이 인식을 바로잡는 길이겠슴미다. 우리나라에도 남들이 보고 참고할만한 한글로 된 HEMA 입문서를 도입하는게 급선무라고 이전부터 생각해왔었져
그래서 한두개 붙잡고 깨작거리곤 있는데, 남의 책 번역하는 것은 저작권 문제 땜에 번거롭고 공개하기도 거시기하고... 직접 쓰고 있는 것은 작년 연말에 올린 독일 장검술 기초가 바로 그 공개용 문건의 기본안인데요
근데 아 최근에 넘 상식을 깨트리는 얘길 들어서 ㅠㅠ 뒷부분은 전면 재검토에 들어갔네여 때문에 늘 그렇듯이 기약이 없습니다. 그래도 이건 꼭 써놓을 생각입니다 그렇게라도 작게나마 기여하는게 이바닥서 제가 할 일이지 싶네여


마지막으로 당부드리고 싶은 것은, 저 자신에 관한 것인데
이 블러그에 올라온 글, 영상, 사진 등의 컨텐츠가 전부 다 제대로 된 수준의 HEMA가 아님을 알아주십사 하는 것입니다. 사실 포스팅 꺼리 하나 올리려고 유튜브서 좀 잼나는거 보믄 아무 동영상이나 막 올려여 ㅡ.,ㅡ;;
이번 글에서는 제법 이빨 세우고 까는 시늉을 했지만서도 일단 저부터가 별것도 아닌 주제에 입만 살은 놈이고, 보는 눈도 실력도 낮습니다. 뭔가 기술 같은걸 설명을 할래도 직접 찍어 올리지도 못하는 처지에, 예시로 들만한걸 찾다보니 걍 남에 유튜브 동영상 되는대로 줏어올리고 하는 것임미다. 그래서 제가 올린 동영상이나, 제가 한 발언을 기준으로 HEMA를 평가하는 것은 위험합니다. 재밌으라고 존나 과장도 많이 하고 그러거든여. 저부터가 제가 쓴 글에 헛점이 많고 더 공부해야 한다는걸 알고 있으며, 제가 쓴 글에 별로 가치를 두지 않습미다

제가 하는 이야기들은 "썰"로 봐주시고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마시기를 다시 한번 당부드립니다. 직접 스스로 교차검증하기 전까지는 믿지 마셈. 까고 까서 더이상 깔게 없을때까지 까서 인제 좀 그럴싸하다 싶으면 믿으시덩가... ㅡ,.ㅡ;; (글타고 인신공격성으로 막 까라는 소린 아니구여...;;)

덧글

  • Entreri 2009/02/04 00:06 # 삭제

    헐퀴 매우 공감이 가는 글이라능.
  • Entreri 2009/02/04 00:36 # 삭제

    백돼지님 죠지 실버, 죠셉 스웻남 같은 영국 마스터들 책 번역해서 출판하시는건 어떻슴?
  • Entreri 2009/02/04 00:37 # 삭제

    잘 몰라도 그쪽은 고서고 이차번역 문제도 없으니 저작권은 생각 안하셔도 될듯?
  • 백돼지 2009/02/04 00:41 #

    읭 출판은 제가 하고싶다고 다 되는건 아니지만... 저작권 풀린 물건들은 해볼만할꺼 같긴 하네여 ㅎㅎ
  • Entreri 2009/02/04 00:47 # 삭제

    뭐 죠지실버 같은거 한 챕터 분량 번역하시고 관심을 가지는 출판사에 샘플을 보여주시면 될듯.
  • 졸라맨K 2009/02/04 01:13 #

    그렇군요... 자세한 분류는 잘 모르고 넘어가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좋은 설명 덕분에 제가 모르던 부분도 새롭게 알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우리나라같은 경우도 HEMA 같은 단체 찾기가 힘들군요...
    무예24기 제외(최형국 사범님을 비롯한 몇몇 분들이 그래도 문헌도 뒤지고 논문도 발간하는 등의 노력은 하네요..)하면 그닥 고증을 하는 단체도 별로 없는 듯 하고(활쏠때 지중해식으로 쏘면서 그게 마치 말위에서 쏴보라며 우기는 병맛에.;;;;)...
    게다가 대부분이 임란 이후라 임란 이전의 조선 초기는 병법서 약간만 남아있고 그나마 그 이전시대는 거의 없다시피 하네요...

    저같은 경우야... 거의 코스튬 플레이에 가깝긴 하네요... 다룰줄 아는 무기야 활밖에 없고(나중에라도 무예24기 쪽에가서 마상무예 배우는 것을 알아볼까 생각중입니다.), 각종 자료를 뒤지긴 했지만 아무래도 전문가 수준에는 미치지 못하니까요...

    쓰고나니 좀 무예24기 빠같은..;;;
  • 백돼지 2009/02/04 01:43 #

    글게여 조지 실버도 쫌 해놔봐야겟슴...

    울나라는 창작무술 아니면 조선시대 무서인데, 창작 쪽은 뭐 아수라장이구 ㅡ,.ㅡ;; 무서 쪽은 무예도보통지 무예제보 무예제보번역속집 정도로 소스가 워낙 뻔하다보니 매뉴스크립트가 풍부한 HEMA에 비하믄 애로사항이 많져. 그나마 있는 사람들도 하던 사람들이 계속 붙들고 있는 경우던듯 하고...

    근데 졸라맨K님같은 고증 찾아 뛰는 분이 걍 코스프레라구 하믄 딴 사람들은 머가 되나여 ㅋㅋㅋ;; 이 글은 서양 한정으로, 스테이지 컴뱃과 SCA의 수라장을 걸어온 HEMA 쪽의 편견에 가까운 시선이라고 생각하시믄 됨미다. 울나라는 전통 복원 무술하고 리인액트하고 아머스미스가 이제야 시작된 단계인걸여
  • 졸라맨K 2009/02/04 03:30 #

    아무래도 고증복원에 초점을 두긴 하지만 제스스로 평가해 볼떄 얼마 되지도 않는 사료(한국의 갑주같은 사료가 정말 아쉽습니다. 하나 지르긴 했는데 번동아재님 말씀처럼 이 책 나온이후 엄청나게 쏟아져 나온 연구결과들은 반영되어 있지 않은 문제가 있구요..그나마 다행스러운 점이라면 선명한 총천연색의 사진들과 대표적인 몇몇 갑주들의 경우 실측도까지 제공하고, 제가 그렇게 찾아 해매던 구조 파악이 가능한 내피유물도 있다는 점 입니다.)와 논문들을 섞어 기워만든 누더기 수준입니다.

    뭐 기술적인 면에서야 손으로 펀칭하고 직소로 썰어서 만든다음 누더기 깁듯 어설프디 어설픈 손바느질 실력으로 직물부위 만드는 등...돈이없단 핑계로 대충 만든 면도 있습니다.

    아무래도 기술적 면도 그렇고 학술적 면에 있어서도 한참 먼 단계입니다. 사학도도 아니고 미술학도도 아니지만 그래도 자료수집에 더 힘쓰고, 기술도 연마해야겠습니다(바느질, 금속 가공 등..;;;;).
  • Entreri 2009/02/04 12:35 # 삭제

    르네상스 시대가 학자들마다 정의가 다르긴 하지만 대략 14세기에서 17세기 까지라죠. 지금까지 발견된 것들중 최초의 유럽검술서적인 13세기 말의 I.33부터 레이피어가 쓰인 17세기까지 (즉 무술성을 점차 잃던 시기의 스몰소드 이전까지) 를 다루고 있으므로 RMA라 합니다 (적어도 ARMA에선).
    HEMA라면 고대 그리스/로마 무술까지 다뤄야 하고 Medieval martial arts 라면 옛 검과 방패술등도 다뤄야 하는데 그쪽은 텍스트가 남은게 없죠. 그래서 정확하게 복원가능한 것만 내포하는 의미에서는 RMA가 가장 적합하게 들린다능.
  • Entreri 2009/02/04 12:38 # 삭제

    현재가 유럽검술 복원의 르네상스라는 의미에서도 그리 쓸지도 ㅎㅎ
  • Dath 2009/03/11 20:45 # 삭제

    아...

    참어렴고도 험난하네요...

    검술서 대량구매하고 몇년에 걸쳐서 독학하고 동영상올려서 외국검술가드렝게 평가받고, 주위 지인들에게 권유하

    고, 나이먹으면 클럽하나 차리려는게 저의 이상적인 꿈이였는데요.

    참 험난합니다.....

    이제 팔팔한? 16살인데요. 흠....

    제나이또래에 서양검술에 눈뜬사람들이 많았으면 합니다.

  • 드로우레인져 2009/04/22 01:44 #

    오오..검술서 출판되면 전 반드시 살꺼라는~
    서양 검술 꼭 배우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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