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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horse)

중세시대 말의 분류
기마술은 고대시대부터 기반을 닦아왔었다. 말의 조련, 기마술, 말의 품종 개량... 그런데 다만 개량을 거친 품종 스톡 만은 고대에서 중세로 제대로 이어지지 못했고, 그래서 중세의 말 분류는 고대보다 나을 것이 없었다.

중세시대 말의 분류로 흔히 쓰이는 용어인 destrier, charger, courser, rouncey, palfrey... 등은 말의 품종과는 관련없는 그냥 말의 용도에 따른 분류. 그래서 같은 품종이라도 전투마에 적합하게 튼튼하고 빠르면 챠저, 싸구려 탈것은 승용마, 체격과 힘은 좋지만 기민함과 속도가 부족하면 짐말... 그렇게 분류해버렸다. 게다가 챠저와 코이저, 라운시는 사실상 서로 같은 의미이거나 중첩해서 쓸 수도 있었다.

데스트리에는 최고급 말.
코이저는 전투마이자 사냥마이며 데스트리에보단 한단계 낮지만 그래도 비싸다.
라운시는 전투마 중에서 제일 일반적인 것.
챠저는 전투마 전반을 싸잡아 부르는 것이다.
펠프리는 승용마로 주로 사용되지만 좋은 품종은 비싸면 데스트리에만큼이나 값나가기도 한다.
호비(hobby)는 가벼운 경량의 말로 경기병용으로 쓰인다.
해크니(hackney)는 좀 싼 승용마.
제넷(jennet)은 여성용 승용마.
짐말은 pack horse 또는 sumpter horse라고 불린다. 그중에서도 짐수레나 대포 등 아주 무거운 것을 끄는데 특화된 품종이 draft horse.


데스트리에
데스트리에는 흔히 great horse라고 불리면서 굉장히 크고 강력한 전투마라고 이야기된다. 그리고 현대의 Percheron이나 Shire, Belgian Heavy Horse 같은 대형의 draft horse들의 선조가 바로 데스트리에였을 거라고 이야기들 한다. 샤이어 품종은 윌리엄 정복왕 시대에 들여온 거대한 말(데스트리에)의 후손이라는 전설이 있는데, 실제로 현재의 샤이어 품종은 17 핸드를 넘는 대단한 체격이다.
일단 데스트리에가 한덩치 하는 말을 가리키는 의미로 사용된 것은 확실하다. 그래서 중세시대에는 대형마들이 데스트리에라고 불렸을 가능성은 확실히 있다. 하지만, 실제로 데스트리에라고 불릴만한 '전투마'들의 덩치는 얼마나 컸을까?
일단, 중세 사람들의 체구가 작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중세 사람의 입장에서 대형마인 데스트리에는 사실 현대의 중형마와 비슷한 크기일 가능성이 있다.
실제로 발견되는 마갑을 살펴보면 대개 소형에서 중형마 정도의 것이 표준인데, 그중 데스트리에가 사용한 것이 아닐까 추정되는 큰 마구조차도 평균적인 마갑의 크기보다 약간 크긴 하지만 그냥 현대의 몸 좋은 사냥용 말 수준, 중간급에 포함되는 크기에 지나지 않았다.
더군다나 데스트리에는 잠깐 동안의 전투에서만 활약하는, 폭발적인 돌진력을 요구하는 말이다. 기사는 세마리 말을 갖고 있는데 하나는 전투시에만 쓰는 전투마이고, 다른 하나는 평소에 타고 다니는 승용마, 나머지 하나가 짐을 끌고다니는데 쓰는 짐말이다. 평소에는 승용마만 타고 다니는 이유가, 전투마가 전장에서 폭발적인 힘을 낼 수 있도록 최대한 힘을 비축하도록 배려하는 이유에서다. 그러므로 전투마가 유난히 덩치가 커서 오랫동안 버틸 필요는 없다...
기사와 그 갑옷, 마구를 합한 무게는 200kg에 달하는데, 물론 그것도 대단히 무겁긴 하지만 대형 짐말이 끄는 엄청난 무게에 비하면 그다지 무거운 것도 아닌 편이다. 때문에 중무장한 기사를 태운다 할지라도 중간급 체격의 말로써도 충분히 감당할 수 있으며, 전투마에게 요구되는 빠른 속도와 기민함에 더불어 투지, 잘 발달된 근육까지 고려한다면 체격이 너무 큰 대형마는 둔해서 곤란한 감이 있다. 경량급 말로도 상당한 지구력과 순발력을 요구하는 경기병에 잘만 써먹었는데, 갑옷 좀 입는다고 힘이 세지만 느릴 수 밖에 없는 대형마를 써야 할 필요는 없을 듯.
중세 후기에 이르러서 대형마들의 품종을 더더욱 개량해서 본격적인 draft horse들이 등장하게 된다. 그래서 중세 시대에도 현대의 draft horse 같이 어마어마하게 유난히 큰 말도 있었겠지만, 본격적인 대형 품종이 등장한 것은 품종 개량이 효과를 보기 시작하는 중세 후기에나 가능하지는 않을까 싶다.

그래서, 데스트리에는 최대 16 hands 안쪽의 중형급 내지는 대형 중에서도 소형급 체구의 우수한 말을 말하는 것이라는게 정확할 듯 하다.


야생마
야생마는 아예 그 종 자체가 인간의 손에 길러지지 않은 자연적인 야생마와, 인간의 손에 길러지던 가축이 달아나서 야생화가 된 말로 나뉜다. 첫번째 경우가 타르판 같은 종이고 인간이 기르는 말과 유전자적/신체적으로 다른 구석이 있으며, 현재 대부분 멸종되어가고 있거나 이미 멸종했다. 두번째 경우의 대표가 바로 미국의 야생마 무스탕이다. (스페인 사람들이 신대륙에 가져왔던 것)
판타지 소설과 서부극에서는 야생마를 잡아타고 좋아라 하지만, 사실 야생마가 무조건 좋은 말은 아니다. 영국의 대표적 야생마 품종은 조랑말 ㅡ,.ㅡ;;
말이란 생물은 겁이 많은 놈이라서, 뭔가 처음 보는게 있으면 쉽게 다가가지도 않으며 위험하다 싶으면 달아나는 성질을 갖고 있다. 금속과 총칼이 번뜩이는 전장에 밀어넣으면 금새 패닉에 빠진다. 말을 전투에 적합하게 훈련을 시키려면 망아지 시절부터 훈련을 거쳐야 하는데, 그 훈련이란 것은 하루이틀 안에 되지 않는다. 걷는 법, 속도를 맞춰 달리는 법, 고삐와 재갈, 각종 마구에 익숙하게 만들고, 주인의 명령에 따르도록 만들고, 전투 환경 속에서 신경 굵게 버티고 있는 법... 단순히 안장 올리고 올라탄다고 전부가 아닌 것이다. 물론 옆에서 포탄이 터져도 무덤덤하게 풀이나 뜯어먹는 신경 굵은 말도 있다. 특히 horse artillery에 쓰이던 대형마 품종들은 엄청나게 차분하고 젠틀한 놈이 제법 있어서, 옛날에는 전장에서 대포를 끌던 말이 요새는 애들 태우기도 한다. 하지만 이런 말은 끊임없는 품종 개량의 결과로 인해 나타난 것이므로, 제멋대로 자란 야생마들에게서는 기대할 수 없는 미덕이다.


스페인 말
중세 영국에서는 스페인 말을 가장 우수하게 쳐주었다. 스페인 말이 바로 안달루시안(Andalusian) 종을 포함하는 이베리아 반도 산의 품종들을 말한다. 스페인 말은 전투마로써도 훌륭하지만, 영리함 덕분에 마장 마술, 투우, 가축을 부릴때, 장애물 경기나 각종 우수한 말이 필요한 모든 분야에서 각광받을 뿐만 아니라 깔끔한 동작에 아름답고 잘 짜여진 체구 덕에 사진빨도 잘 받는다. 크제노폰 마저도 안달루시안을 찬양했고 반지의 제왕에서 섀도우팩스의 역할을 맡은 것이 안달루시안 종이다.

이쯤에서 재탕하는 말 동영상

http://www.youtube.com/watch?v=hZasyaH0X4c

http://www.youtube.com/watch?v=hJiaSHwOkcs
어쨌든 말 존나 멋짐 근육에 몸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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